베토벤 스토리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0번 E flat장조 WoO.4

patrica1977 2024. 1. 17.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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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0번이라고 하면 우선 가장 0번이라는 것 자체에 주목이 된다. 0번이라는 작품이 있나 싶기도 하고 오타가 아닌지도 의심스럽다.

 

그런데 더 한 가지 아이러니 한 점은 베토벤의 정식 피아노 협주곡 1번 C장조 작품 15는 최초의 피아노 협주곡이 아니라 베토벤이 4번째로 작곡한 피아노 협주곡이라는 점이다.

 

정리를 하자면 베토벤은 일생동안 총 9곡의 피아노협주곡을 남겼다. 그리고 9곡의 피아노 협주곡을 위해 수많은 카덴짜를 남겼다.  일반적으로는 5곡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베토벤이 작곡한 피아노 협주곡은 총 9곡이다.  9곡 중에서 3곡은 미완성으로 남겼다.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9곡을 작곡 순서대로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1. 피아노 협주곡 0번 E flat장조 WoO.4 (1784년 작곡)

2. 피아노 협주곡 D장조 Biamonti.55 (1792~3년 작곡)

3. 피아노 협주곡 2번 B flat장조 작품19  (1793~5년 작곡)

4. 피아노 협주곡 1번 C장조 작품15 (1794~5년 작곡)

5. 피아노 협주곡 3번 C단조 작품37 (1800~3년 작곡)

6. 피아노 협주곡 4번 G장조 작품58 (1805~6년 작곡)

7. 피아노 협주곡 7번 D장조 작품61-1 (Biamonti.432-1)

(1807년 작곡, 자신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피아노 협주곡으로 편곡한 작품)

8. 피아노 협주곡 5번 E flat장조 작품73 "황제" (1809년 작곡)

9. 파아노 협주곡 6번 D장조 Biamonti.641 Hess.15 (1815년 작곡, 미완성)

 

정식 피아노 협주곡 5곡 이외의 곡들에 대해 알아보자면...

 

항목 2번인 "피아노 협주곡 D장조 Biamonti.55"는 1792년에 작곡한 곡으로 음악이 전체적으로 불완전한 면이 있다. 묻혀있다가 1888년에 발견되었다. 곡은 미완성 곡으로 작곡되어 현재는 완성되어 있는데 베토벤이 직접 완성한 곡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항목 7번인 피아노 협주곡 7번 D장조 작품 61-1은 위에서도 소개했듯이 자신의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 작품 61을 피아노 협주곡으로 편곡한 작품이다. 베토벤은 바이올린 협주곡을 작곡한 이듬해인 1807년에 무치오 클레멘티의 요청을 받고 이 곡을 피아노 협주곡으로 편곡하게 된다. 클레멘티는 악보출판업도 겸하고 있었는데, 당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던 바이올린 협주곡 편곡을 베토벤에게 의뢰했던 것이다.

 

그러나 베토벤은 오리지널 바이올린 협주곡의 형태를 본질적으로 변경하지 않고 피아노협주곡으로 편곡하였다. 이 편곡은 의욕적으로 이루어지는데, 그 이유는 베토벤이 바이올린 협주곡의 인기를 염두에 두었거나 바이올린의 특성을 충분히 살린 협주곡을 피아노 곡으로 고친다는 아이디어에 강한 흥미를 느꼈기 때문인 것 같다.

 

항목 6번인 "피아노 협주곡 6번 D장조 Hess.15" 는 1815년부터 작곡에 들어갔지만 60쪽에 달하는 총보를 남기고 결국 미완성으로 남기는데, 왜 미완성으로 남겼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명확하게 밝혀진 것이 없다. 아마 5번 협주곡에서 협주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이미 모두 제시하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주목할 만한 협주곡은 0번이다. "0번 E flat장조 WoO.4"로 되어 있는데 0번으로 시작되는 점도 흥미롭지만 작품번호를 쓰지 않고 WoO번호로 쓰는 점도 독특한 곡이다.

 

이 곡은 당시 음악스승이었던 크리스티안 고틀노프 네페의 권유로 1784년에 작곡한 작품으로, 자필악보는 분실된 상태이며 피아노 독주 파트보의 사보만 보존되어 있다. 사보에는 "12세의 베토벤에 의해 작곡됨"이라고 기재되어 있는데 베토벤의 아버지가 베토벤을 모차르트처럼 어린 신동으로 키우기 위해 일부러 나이를 2살 낮추었기 때문에 실제로는 14살인 1784년의 작품이다. 아버지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모차르트처럼 신동소리는 결국 듣지 못했고 이 때문에 베토벤 스스로도 자신의 나이를 2살 적게 알게 된다. 그렇지만 말년에야 돼서야 자신의 나이를 알게 된다. 베토벤이 0번 협주곡을 본 궁정에서 연주했다는 기록도 있다.

 

이 곡 역시 불완전 피아노 협주곡으로 미완성으로 남겼지만 베토벤 사후에 발견되어 1890년에 출판되었다.

그 후 스위스의 음악학자인 빌리 헤스 (Willy Hess, 1906~1997)은 이 미완성 협주곡을 3악장 형태의 곡으로 완성하여 재출판하였고 그때 0번이라는 번호를 부여 받게 된다. 0번 협주곡을 한번 감상해 보자.

 

Concerto for Piano and Orchestra Es-dur (1784) WoO 4 - Ludwig van Beethoven (youtub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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