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Diary

50년 가까이 살면서 깨우친 나만의 사람 보는 가치관

patrica1977 2024. 9. 8.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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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누구나 인생을 오래 살다보면 타고난 성격도 있지만 후천적인 환경으로 인해 성격이 일부 바뀌기도 하고 사람보는 눈이 생기게 된다. 나 역시 오랜 세월을 살면서 얻게된 교훈, 깨우침, 배움, 후회, 절망, 고통, 사랑 등등의 다양한 감정을 통해 정말 사람보는 눈을 많이 키운거 같다.

 

첫 번째로, 부모님과의 관계이다. 형제없이 워낙 외로움을 많이 타다보니 친구를 사귀면 정말 진심으로 잘 대해주려고 많은 노력을 하였다. 물질적, 정신적으로 상대방에게 힘이 되어 주고 진정한 친구가 되어 주려고 용을 쓰고 노력했지만 나에게 돌아온 건 배신과 상처 그리고 이용당하는 것 뿐이었다. 다시말해 모든 노력이 헛되었고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였다. 그렇게 오랜 세월을 살면서 등잔 밑이 어둡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렇게 친구들에게 돈과 시간 정성을 들이면서 투자하면서 정작 나를 키워준 부모님에게 무심했다는 것이다. 부모님에게 받는 모든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이 나이들어 철들다보니 이렇게 키워주신 것에 진심으로 감사드렸고, 진작에 친구들에게 향한 정성의 반의 반도 못해드린 것이 후회스러웠다. 차라리 친구들에 대한 노력의 반이라도 부모님에게 좀 더 관심을 기울였다면 이렇게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는 걸 너무 뒤늦게 깨달았다. 친구들에게 정성과 관심가질 시간 있으면 그 시간에 부모님 건강을 챙겨드리고 자주 연락드리고 선물도 자주 사드렸어야 하는데 그게 너무 후회되었고 다행히 그걸 30대 초반에 깨우쳐 지금은 지난날의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부모님에게 효도아닌 효도를 하고 있다.

 

두 번째로, 형제, 남매, 자매와의 관계이다. 나는 평생 무녀독남 외아들로 살다보니 어렸을 때에는 잘 몰랐는데 나이가 들 수록 점점 형제나 남매가 있는 친구들이 너무 부러웠다. 특히 내 친구들 대부분은 형제가 있다보니 만날 때마다 존재하지도 않는 형제, 남매에 대한 그리움은 정말 커졌다. 특히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의지할 형제 한 명 없이 평생 혼자 살게 된다는 생각만 하면 앞이 까마득하다. 그래도 이제와서 없었던 형제, 남매가 어디서 갑자기 나타나는 것도 아니다보니 혼자서 적응하려고 온갖 노력을 하고 있지만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점점 외로움을 타기 때문에 정말 쉽지 않다. 특히 가족과 형제의 중요성을 느낀 큰 에피소드가 있었는데 개인적으로 하객 대행 아르바이트를 10년 정도 했었다. 처음 시작 당시에는 주말에 심심하고 돈도 벌고 밥도 먹는 등의 목적으로 시작하였다. 대부분 하객 대행 아르바이트를 부르는 신랑, 신부의 경우 친구사진 찍을때 머리수 채우려고 부르는 경우가 많았지만 10년 동안 하면서 정말 다양한 사연으로 머리수를 채우는 경우가 있었다. 특히 가족이 없어 가족대행으로 아르바이트로 참석을 많이 했는데 처음에는 별 생각없이 갔지만 많은 횟수를 참여할 수록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내 결혼식때 가족사진 찍을 때 내 옆에 서서 같이 사진을 찍어줄 수 있다는 형제, 남매, 자매가 있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행복이라는 것인지 하객알바를 하면서 정말 많은 깨우침을 얻었다. 형제, 자매, 남매 있는 분들 중에서 사이 안좋은 분들은 서로 싸우지 말고 내 옆에 이런 존재가 있다는 거 자체를 평상시에 감사하게 생각하고 사이좋게 잘 지냈으면 좋겠다. 그래야 부모님이 돌아가셔도 서로 믿고 의지하면서 살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세 번째로 친구관계이다. 난 다른 건 몰라도 친구관계에 있어서는 실패한 것 같다. 요즘은 친구없는게 대세이고 혼자 있는 걸 좋아한다고 하지만 모름지기 사람관계에 있어 진실된 친구는 한 두명 정도는 필요하다는 걸 나이들면서 절실하게 깨우친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 본인 성향이 어떻던 절대로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고 혼자 살 수 없기 때문이다. 인터넷이나 유튜브 보면 진정한 친구를 얻는 법 같은 콘텐츠가 주를 이룬다. 그렇지만 내 생각은 달랐다. 진정한 친구를 얻기 전에 내가 먼저 상대방에게 진정한 친구가 되어야 생각했고 그래서 인연이 되는 친구마다 진정한 친구가 되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했는데 모든 것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였고 심지어는 이용하고 상처준 친구들도 있었다. 친구라고 부를 자격도 안되는 자들이지만... 처음에는 그들을 많이 원망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스스로도 자책을 했다. 사람을 겪어보지도 않고 검증되지도 않는 상태에서 만나는 사람마다 무턱대로 잘 해줬으니 결과가 안 좋을 수 밖에 없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 결과가 안 좋아도 너무 안 좋았기 때문에 그 정성의 10%라도 부모님께 쏟았으면 하는 후회가 오게 된 이유도 있다. 하객 대행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부터는 친구에 대한 중요성이 더더욱 와닿으면서 다름대로 정말 노력했지만 사람관계라는 것이 서로 노력해야 하지 나 혼자 잘보이고 친해지려고 해봤자 아무 소용이 없다는 걸 깨닫고 이제는 친구를 만나기 위해 용을 쓰지도 않고 친구 사귀는데에도 신경쓰지도 집중하지도 않는다. 어차피 나이들어서 새 친구 만나는 것도 쉬운 일도 아니기 때문에 지금은 현실을 받아들이고 그나마 조금 있는 친구들과의 관계에 집중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 든다. 

 

네 번째로 지인, 직장동료와의 관계이다. 어느 누구라도 그렇지만 나도 수 많은 직장을 다니면서 상처를 너무 많이 받았고 자살시도까지 한 적도 여러번 있을 정도로 너무 힘든 시기를 많이 보냈다, 단지 죽을 용기가 안나서 여태까지 살게 된 건데... 어떻게 보면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 사람들의 용기도 정말 대단한 거 같다.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는 말이 있는데 나는 정말 사회생활을 하면서 정말 많이 성숙해졌고 세상과 사람에 대한 관점도 바뀌었고, 성격 자체도 완전히 바뀌어버렸다. 살면서 성격이 바뀔 일은 거의 없는데 나는 성격이 완전히 바뀔 정도로 일반 직장인 보다 너무 너무 괴롭고 힘든 나날을 많이 보냈다. 억울한 모함도 여러번 당했는데 단순한 모함 수준이 아니었고 내 성격으로 인한 모함도 아니었고 내가 회사에서 대표로 제물이 된 모함을 여러번 겪었고, 내 성격으로 인한 왕따가 아니라 회사 내부적인 결탁으로 인해 내가 타깃이 된 왕따도 당했다. 나는 다른 직장인들보다 당했던 스케일이 너무 크다보니 한동안 우울증도 심하게 겪었다. 그리고 이직하는 회사마다 약속이나 한 듯이 임금체불, 폐업이 반복되었고 그럴때마다 직원들과 생기는 불화... 특히 내가 급여 담당자이다보니 나에게 돌아오는 화살은 정말 감당하기 힘들었다. 사회 초년생에는 사회물정을 모르던 시기라 직장 동료도 마음만 먹으면 충분히 친구가 될 수 있다는 막연한 환상을 가지고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왜 그런 생각을 가졌는지 스스로도 진짜 어리석었다는 걸 다시한번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진짜 어이없고 황당한 모함도 여러번 당했다. 이는 일반 직장인들도 있는 부분이니까... 책으로 쓰면 정말 100권이 넘을 자신이 있을 정도로 직장 생활에 대한 원망과 앙금이 아직도 남아있다. 잊고 싶어도 너무 깊숙히 내 가슴속에 파고들은 상처라 잊고 있다가도 어느 순간 문득 떠오르기 때문에..  성격이 바뀌는 과정에서 쉽게 욱하고 쉽게 흥분하는 안 좋은 점이 생겼다. 물론 장점이 더 많아졌지만 현재 유일한 내 성격의 단점이 쉽게 욱하고 쉽게 흥분하는 모습이다. 특히 나는 인생을 살면서 바른생활 사나이라고 부를 정도로 정말 정직하고 반듯하게 살았기에 나에게 돌아오는 부정적인 반응들에 대해  많이 무뎌진 것도 많지만 다른 사람들과 달리 워낙 스케일이 큰 부정적인 반응들이 자주 돌아오다보니 점점 쉽게 흥분하고 욱하게 되는 성향으로 바뀐 것 같다. 30년 가까이 직장생활을 하면서 느낀건 모든 직장 동료들과는 불가근 불가원해야 하며 공사 사를 반드시 구별해야 하며, 그 어떤 것도 아주 사소한 것도 기대하지도 바라지도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인터넷, 유튜브, 서점에 보면 대인 관계 관련된 책이 널렸는데 솔직히 말해 그 책을 봐야 할 사람은 가해자들이지 피해자들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는 피해자들이 주로 그런 책들에 관심이 많고 가해자들은 아예 관심도 없고 본인이 가해자인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데 나 혼자만 열심히 대인관계 책을 정독하고 실천해봤자 상대방인 가해자의 협조가 전혀 없다면 아무 소용도 없다는 것이다.

 

다섯 번째로, 애인, 연인 관계이다. 나는 사실 길지 않지만 워낙 짧고 강렬하게 하다보니 그 짧은 기간에도 워낙 다양한 경험을 했었다. 20대 시절에는 정말 누군가를 열정적으로 사랑한 적도 있었는데 알고 보니 그 사람은 누구에게도 사랑받을 자격이 없는 근본적으로 문제있는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된 후에는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것도 점차 신중해졌다. 그리고 나는 친구관계도 그렇게 넓지 못했고, 직장생활도 정말 순탄하지 못했기 때문에 정말 누군가를 만나게 되면 그 사람과 만나는 동안에는 서로 가만히 옆에 있기만 해도 위안이 되면서도 행복을 주는 사람을 찾고 싶었다. 서로 의지하면서 서로 고민도 주고 받으면서 같이 미래를 설계할 사람을 찾고 싶었지만 아직까지 그런 인연을 만나지 못했다. 그리고 나는 외로움에 쩔어있는 상태라 누가 나한테 쉽게 잘 대해줘도 금방 넘어가기 때문에 더더욱 요즘에는 만나고 싶으면서도 일부러 만나는 걸 회피하고 있다. 특히 과거에 상대방의 단순한 호의 몇 번만에  그 사람에게 쉽게 넘어간 적도 있어 더더욱 안 그러려고 노력 중이다. 그렇게 20여년 동안 연애에 담을 쌓다 작년에 만난 한 사람에 의해 죽었던 연애세포가 살아났다. 그 사람이 특별히 나에게 해준 건 없었다. 그냥 첫 느낌이 좋았고 대할 수록 말투, 성향 모든 것들이 만날수록 점점 호감이 생겨 감정이 깊어졌는데 쉽게 말해 짝사랑이 되어 버린 것이다. 작년에 잠시 알던 사이였고 지금은 연락하지 않지만 아직도 많이 좋아하고 있지만 잊으려고 하다 최근에 그 사람이 나를 카톡 멀티프로필을 걸어놓았고 투데이 방문자 위젯을 설치해 내가 들어오는지 확인하는 걸 1년만에 알게 되었다. 처음에는 충격이었지만 혹시나 하고 사람이 내가 좋아한다는 걸 눈치챌 수 있게끔 나름대로 노력했는데 오히려 그 후로 나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다는 걸 알게 되서는 정말 허무함을 느꼈다. 그 사람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나는 외로움에 쩔어있는 사람이라 나에게 고백할 것이 아니면 이런 식으로 간보거나 떠보거나 테스트하는 식의 행동은 정말 나에게 상처가 되니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당신 입장에서는 단순한 호기심 또는 생각없는 행동이라고 해도 내가 알게 된 이상 그 행동 자체가 타인에게 상처될 수 있다는 건 알아줬으면 좋겠다. 확실하게 고백하던지 아니면 알아서 스스로 멀티프로필 걸어놓은 걸 끊어줬으면 좋겠다. 나는 다른 건 몰라도 자기 감정을 확실하게 표현하지 않는 사람은 정말 싫어한다. 좋으면 좋다고 솔직하게 말하건지 마음에 없다면 지금 모든 행동을 멈추고 멀티프로필 설정한 것도 삭제해주길 바란다. 안그러면 내가 먼저 차단할 수 밖에는 없을 것 같다. 그리고 오랜 기간 동안 여러 사람과 교제하면서 제일 짜증나고 싫어하는 사람은 자신의 감정과 마음을 솔직하게 밝히지 못하고 비대면이나 전자매체, 통신수단을 통해 간접적으로 표현하거나 뜨끈미지근하게 행동하는 우유부단한 사람이다. 20대때 만났던 사람은 사귀는 중에 잠시 싸웠는데 말로 안하고 자신의 심정을 담은 노래를 보내주면서 표현하던데 한 두번도 아니고 계속 노래를 듣는 순간 답답해서 오래 못 사귀겠다는 걸 깨달았다. 나는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게 말과 행동으로 표현해주는 적극적인 사람을 좋아하고 나이가 들수록 그런 성향의 사람을 더더욱 선호하게 되는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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