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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상담글] 남자 총무직.. 회의감이 들어 퇴사하고 싶습니다

patrica1977 2024. 2. 24. 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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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직접 작성]

 

다른 커뮤니티에서 익명의 회원분께서 올려주신 상담 게시물에 제가 답변드린 내용을 제 블로그로 옮겨왔습니다. 제가 카운슬러 경험이 있다 보니 이렇게 상담으로나마 비슷한 고민을 가지신 분들에게 도움이 되셨으면 합니다.

 

[ 고 민 ]

 

안녕하세요..

조언좀 구해보려고요

지금 29 남입니다.

공장 총무로 입사한 지 3개월 다되어 갑니다.

수습 끝나고 퇴사하려고 합니다.

아직 말은 안했습니다. 이번 주 중으로 얘기할 계획이고요.

오늘이 월급날인데 유류비 30정도 들어왔습니다.

실 유류비는 20정도 됩니다.

지난달에도 10만원 토해낼까 했다가 그냥 가서 감사하다고 했더니

더 열심히 하라고 하셨습니다.

이번달.. 이제 그만둘거라서 기대도 안 했습니다.

근데 또 30만 원 들어왔네요 ㅠㅠㅠ

휴우.. 낼 10만 원 토해낼까요 ㅠㅠ

지난달에 매번 주는 것도 아니니까 열심히 하라고 하시더니..(회계이사님이)

초반엔 욕도 먹고 그랬는데.. 지금은 적응을 한 건지.. 사장님 이사님 부장님 다들 잘해주십니다.

같이 일하는 여직원도 참 사람 좋고요.

근데 왜 그만두냐고요?

총무라고.. 진정 잡일만 합니다..

입찰 볼 때 바짝 야근 조금 하는데.. 다 가버리고 혼자남아서.. 결정도 아니고 그냥 부장님이 정해주신 값을 계산만 합니다.

그 외엔 제 차량으로 교환 다니고.. 잔심부름 다니고

회사 청소하고.. 휴우.. 솔직히 비전이 안 느껴지고

총무일이 저랑 안 맞다고 느껴집니다.

지난주에 면접 봐서 현재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금요일까지 연락 주기로 함 안 오면 꽝)

수습 끝나는 날은 19일이고요..

조언 부탁드립니다!! 집에 가서 댓글 확인할게요

 

 

[ 답 변 ]

 

저는 님에게는 인생의 선배입니다. 저는 총무출신이거든요.

원래는 20대 신입시절... 그러니까 2001년에 있었던 일입니다. 당시 저는 중소기업 웹기획팀에 재직 중이었는데 팀장과 불화가 생겨서 저를 총무팀으로 쫓아냈습니다. 그렇게 해서 총무와 인연을 맺게 되었는데 당연히 총무에 대한 인식이 좋을 수 없었죠. 더군다나 동료들이 총무는 잡일만 하는 부서라는 말을 자주 해서 더더욱 좋지 않았고요. 그래서 일주일 동안은 의욕이 없고 배울 맛도 없었고 퇴사할 마음도 있었는데 이때당시 총무팀 직원이 별로 없어서 그럴 고민할 여유도 없었고 더군다나 한 달 뒤에 팀장이 그만두는 바람에 총무팀에는 저 혼자만 남았는데 정말 아무도 의지할 사람 없이 혼자서 이것저것 배우고 익히느라 죽도록 고생했었습니다.

 

그런데 이것저것 배울수록 조금씩 총무에 대한 나름대로의 매력을 찾았습니다. 숫자에는 그렇게 약해서 대학시절에도 회계점수 50점도 잘 받았던 제가 생전 처음으로 급여도 계산해 보고 급여대장도 만들어보고 그것도 할수록 묘한 매력에 빠져들더군요. 급여도 아무도 가르쳐 주지도 않았고 가르쳐 줄 사람도 아무도 없었고 모든 것을 혼자서 했습니다. 모르는 건 인터넷 찾아보고 또 모르는건 4대 보험 공단마다 전화해서 또 물어보고 그래서 제 걸로 만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총무라는 직업이 직원들을 중재하는 역할도 있거든요. 그래서 사람들을 중재하는 능력도 생기게 되었고 처세술도 생기고 총무가 잡일도 솔직히 많았지만 그래도 배울 것도 많았다고 싶어 그렇게 총무업무에 경력을 쌓다 7년 가까이 경력을 쌓게 되었습니다. 어엿한 중간관리자가 된 거죠. 물론 중간에 회사 몇 번을 이직했었고 능력도 인정받아 50대 그룹 계열사 두 곳도 거쳤습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결국 그만두고 평생교육사라는 새로운 직업을 가져 일하고 있습니다. 그만둔 이유는 대체적으로 님과 같지만 저만의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었어요.

 

첫 번째로, 비전이 보이 지를 않았어요. 이건 님과 같은 사유라 길게는 적지 않을게요.

 

두 번째는. 제가 총무를 아무리 좋아하고 노력하려고 해도 "총무=잡일"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는 대부분 사람들이 저를 더 힘들게 했습니다. 솔직히 총무도 잘 찾아보면 나름대로 괜찮은 직업이에요. 원래 총무는 회사에 모든 일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집일도 하기는 하지만, 중요한 일도 많이 하거든요. 주주회의록도 쓰는 방법도 악하게 되고 행사가 있을 때 기획안도 짜야하고 사규도 만들 줄 알아야 하고 등등.. 이런 능력을 키울 수 있는 좋은 직종이에요.

 

그런데 총무를 단순 잡무로 생각하는 사람들의 인식들로 인하여 저를 대하는 방식이 너무 힘들었어요. 맨 처음엔 저만 총무를 배우고 싶은 의욕만 있으면 되겠지 싶었지만 총무를 단순 잡무로만 생각하는 사람들의 인식은 너무 감당하기 힘들더군요. 동료들이 그렇게 인식하게 되면 당연히 저에게 대하는 것도 하인취급하듯이 행동할 수밖에 없거든요. 동료들은 안 그런다고는 하지만 다 무의식적으로 그렇게 행동합니다. 자기들이 충분히 혼자서 할 수 있는 단순잡무도 제게 떠넘기고 제가 거절 못하는 성격이라는 걸 이용해서 더 부려먹고 이걸 7년 동안 했다고 생각하니 정말 짜증만 나더군요.

 

그리고 7년 정도 되면 중간관리자가 되면 님처럼 신입직원이 들어와서 조금은 편해지는 것이 원칙이거든요. 그런데 저는 이때까지 가는 회사마다 아래직원을 둔 적이 없었어요. 채용해 달라고 해도 돈 없다고 추가채용은 하지도 않고 팀장이라는 사람은 제가 힘들건 말건 신경도 쓰지도 않고 오히려 다른 부서 업무 많다고 도와달라고 지원하라고 하고.. 정작 자기 밑에 있는 제가 일 많아서 밀려서 감당하지 못하는 건 죽어도 모르고.. 어느 누구 하나 제 편이 아무도 없었죠.

 

그리고 보통 회사에서 힘든 일이 있으면 동료직원들과 같이 술 먹으면서 험담도 하면서 그러잖아요. 저는 같이 술 먹을 직원도 없었어죠. 항상 총무팀 직원은 저와 팀장님 이렇게 전부였죠 어느 회사를 가나 마찬가지였어요. 보통 동병상련이라고 해서 제 심정을 아는 사람은 같은 총무팀 직원인데 직원이라고는 저와 팀장님밖에 없었고 저와 팀장님의 가는 길 자체가 틀리고 저에게 귀를 기울여줄 사람은 저와 같은 직급에 있는 사람인데 그런 사람이 없으니까 너무 외롭고 밥도 혼자 먹은 날도 참 많았어요. 다른 부서 동갑내기 동료들과 어울리고 싶어도 이미 같은 부서 동료들끼리 끼리끼리 어울리다 보니 끼어주지도 않고 제가 먼저 붙임성 있게 가도 깊게 어울리려고 하지 않더군요, 그 이유가 제가 총무팀 직원이다 보니 타 부서 동료들끼리 밥 먹으면서 하는 회사에 대한 불만들이 저로 인하여 총무팀 팀장 귀에 들어갈 것을 우려하더군요. 다시 말해서 저도 결국 팀장과 같은 총무팀이라는 족쇄하나 때문에 또래 동료들과 어울리고 싶어도 어울리지도 못했죠.

 

10년 가까이 인사총무로 직장 생활하면서 정말 마음 맞는 사람을 찾는 것을 떠나 동료자체를 만나본 적이 없었어요. 기껏 타 팀 동료와 술먹거나 얘기할 기회가 생기면 회사업무에 대한 것만 물어보거나 연봉은 어떤지 급여는 언제 올려주는지 아니면 본인이 회사스트레스만 얘기하는 게 전부였죠. 제가 총무니까 직원들 불만 들어주는 것도 일종의 업무이다 보니 막상 제 고민을 털어놓고 싶어도 털어놓을 상황도 안되었고 친해질 기회조차 없었고 친해진다고 해도 한계가 있더든요. 이 모든 게 제가 총무로 일하고 있다는 것 하나 때문에 생긴다고 하니까 너무 힘들더군요.

 

그렇지만 그래도 이해했어요, 왜냐하면 총무라는 직업을 결국 선택한 건 저였고 총무일하는 사람치고 저 같은 일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없거든요. 그렇지만 더 감당하지 못했던 건 임금체불이었죠. 어느 회사나 사정이 안 좋으면 임금체불이 있을 수 있는데 저는 한 번도 아니고 무려 5번 옮긴 직장에서 연달아 임금체불에 폐업이 연속되었고 무려 1년 동안 급여도 못 받은 적도 있었죠. 누가 보면 그런 회사만 골라서 다닌 제 탓을 할 수 있겠지만 5곳에서 두 곳은 당당한 대기업 계열사였고 5곳 모두 제가 입사했을 당시에는 잘 나갔었고 재무제표상태도 매우 우수했어요. 제가 입사한 이후로 모두 그렇게 된 거였죠.

 

그리고 회사들이 급여가 안 나오고 힘들어지면 동료들끼리도 서먹해지고 전 부서 직원들이 경영지원팀 직원들을 많이 쪼이고 경계를 해요. 더는 동료로 보지를 않는다는 거죠. 저도 그렇게 억울하게 왕따 아닌 왕따를 당한 것이 한두 번이 아니었어요. 제가 성격이 못나서 왕따를 당하면 말을 안 해요. 왕따를 당해야만 하는 현실적인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당해야 하는 왕따를 한 번도 아니고 수도 없이 겪으니까 감당을 못하겠더군요.

 

언젠가는 아침에 출근했는데 문이 잠겨있더군요. 알아보니까 새 인수자와 나머지 직원들이 총무팀 직원들 몰래 짐 싸들고 다른 사무실로 이사를 갔더군요. 그거보고 너무 충격 먹어서 할 말이 없었어요. 이사 간 동료 중에서는 나름대로 친하다고 생각한 동료가 3명이나 있었는데 최소한 문자로라도 이사 간다고 사전에 알려주지도 않았었어요. 더 황당한 건 총무팀을 그렇게 버리고 간 뒤에 총무팀에서는 전기도 전화도 끊겨 업무를 보지도 못하고 있는었는데, 인수자 따라서 간 직원들은 전기, 인터넷, 전화도 모두 잘도 이용하면서 제 휴대폰으로 전화 걸어 사무용품 시켜달라고 여러 번 요구하더군요, 진짜 황당하더군요. 그래서 참다못해 여기는 전기도 인터넷도 아무것도 안된다고 하니까 그 뒤로는 연락하지 않더군요.

 

저는 사회생활을 정말 제대로 배웠고 정말 냉혹한 현실을 제대로 배웠어요. 그 외에도 눈으로는 차마 보지 못할 일을 너무 많이 겪었어요. 직원들이 주도한 일을 모두 제게 뒤집어 씌운 적도 있었습니다. 모두 집단으로 그렇게 행동하고 나 몰라라 하니까 정말 멀쩡한 사람이 왕따, 소외되는 건 정말 한순간이더군요. 남들은 사회생활 30~40년 하면서 보고 배울 걸 저는 단 10년 만에 모두 보고 배운 거죠.

그래서 총무에 엄청 많이 회의를 느꼈고 10년 동안 총무를 배워서 득보다 실을 너무 많아 겪었고 회사에도 회의를 느껴서 그만두고 잠시 사업하다 다른 길로 전향해서 지금은 평생교육사로 활동중입니다. 저는 정말 10년동안 인사총무를 하면서 인생공부를 제대로 배웠어요. 남몰래 혼자서 운 적도 많았었죠.

총무도 찾아보면 경력에 도움 되는 일이 많지만 총무가 잡일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대부분 사람들 때문에 많이 힘들고 그리고 총무업무는 인사업무도 병행하는데 총무업무가 거의 70~80%이에요. 아마 님이 더 잘 아실 거예요. 그래서 잡일도 많고 일하다 보면 회의를 많이 느끼는 것이 사실이에요. 제가 겪어봤는데 님 심정 알고도 남죠. 그래서 님께 굳이 총무를 하라고는 권해드리지는 않아요. 솔직히 총무는 남자가 하기에는 비전이 너무 없어요. 그래서 총무직은 일반적으로 여자를 많이 뽑고 일반적으로 경리 여직원을 뽑고 경리에게 총무직도 병행해서 시키는 경우가 많아요. 가끔 여자 비서가 있는 중소기업도 있는데 그런 경우에는 여자 경리와 여자 비서가 총무업무를 나눠서 전담하는 것이 일반적이에요. 남자를 총무로 채용하는 기업들 대부분은 짠돌이 회사가 많아요, 정상적인 마인드 가진 회사는 총무 뽑을 때 대부분 여자 뽑습니다.

 

님도 회의를 느꼈다면 안 맞는 게 맞는 거예요. 특히 자존심이 강한 남자들은 총무에 안 맞아요. 현재 총무하고 있는 대부분 남자들은 가정도 있고 생계는 유지해야 겠고 배운게 총무밖에 없어서 어쩔 수 없이 하고 있는 거에요. 님도 결혼해서 가정을 꾸미기 전에 님이 정말로 원하는 직업을 찾아가기를 바랐으면 합니다. 저는 잘못 들어선 길을 제자리로 잡는데 많은 세월이 걸렸어요. 저도 첫 직장에서 총무팀 쫓겨난 뒤에 바로 월급 안 나왔을 때 그만뒀었어야 했었는데 제 인생이 이렇게 꼬일 줄은 몰랐었거든요. 저는 정말 총무 하겠다는 남자 있으면 정말 보따리 싸들고 다니면서 말리고 싶은 심정이에요. 님도 빨리 그만두시고 비전 있는 다른 일 찾으세요, 더 늦기 전에요.

참고로, 원래 사직의사는 퇴사일 기준으로 1개월 전에 통보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에요. 그렇지만 수습기간 자체는 그런 게 필요 없어요.

수습기간은 예외라는 것이죠. 그래도 도덕적인 시각을 감안해서 미리 얘기하는 것이 좋아요. 늦게 말할수록 님 손해이고 결국 님에게 욕으로 돌아오게 되어 있어요. 우유부단한 성격은 사회생활 하면서 가장 치명적입니다. 우유부단한 성격으로 인하여 님에게도 득보다는 실이 더 많고 님의 평판도 아주 나빠지게 되어 있어요, 저도 사회생활 하기 전에는 엄청 우유부단한 성격이었는데 7년 동안 독한 사회생활 겪은 뒤로부터는 완전히 성격이 바뀌었어요. 하루라도 빨리 말하세요. 말로 할 용기가 안 난다면 사직서를 작성하시고 별도로 A4용지로 님의 절실한 사연을 장문으로 A4용지 1~2장 정도 작성해서 사직서에 첨부하여 팀장이 퇴근한 후에 팀장님 책상 위에 올려놓고 가세요.

몇 줄도 아니고 장문으로 작성하면 팀장님도 잡아둘 명분이 없어집니다. 참고로 저 같은 경우에는 퇴사할 때 사직서 뒷면에 A4용지로 사유를 4장을 적었죠. 그거보고 팀장이 너무 깜짝 놀랐었고 오히려 나를 질책하기보다는 4장씩이나 적을 정도로 제가 힘들었다는 것을 공감해 주더군요. 그래서 그만두지 말라고 예의상 한번 저를 슬쩍 한번 떠보고 말더군요. 님도 A4용지로 여러 장 써서 사직서 뒤에 첨부해서 올리면 아무도 님 막을 사람 없을 거예요.

그리고 인수인계 같은 경우에는 수습사원에게는 해당사항이 없어요, 수습사원은 1개월 채용 유예기간, 인수인계 모두 해당이 안 되니까 만약에 회사에서 감정적으로 나온다면 님도 다 알아봤다고 하면서 수습사원에게는 해당 안된다고 알아보라고 강하게 맞서세요. 그런데 제 방식대로 A4용지 몇 장 들이대면 쉽게 놔줄 거예요. 절대로 몇 줄 쓰고 끝내면 안 됩니다. 그러면 님이 불리해져요.

그리고 위에 조언 주신 다른 분은 그냥 다니라고 조언을 해주셨는데 어느 정도 일리는 있는 말이에요. 어느 회사 가더라도 그게 그거고 달라지는 건 없거든요. 그렇지만 총무직은 다른 직종과 성격이 좀 다릅니다. 다른 직종은 그나마 비전문직이고 배울 것이 많은데 총무직은 배워도 배운 게 별로 없고 그렇게 쓸데도 없어요. 다른 직종들은 비록 업무 스트레스는 받더라도 하고 있는 일에 대해 회의를 느끼지는 않거든요, 힘들고 스트레스는 받아도 일하면 즐겁고 보람 있고 잡일이 아니니까 의욕이 있는데 총무는 그게 아니거든요. 총무는 하면 할수록 다른 직종에 비해 유달리 업무에 대한 회의감을 많이 느끼는 직종이에요.

 

제가 모셨던 수많은 총무직 팀장들이 한 목소리로 하는 말씀이 학교 제대로 안 나온 거 후회한다, 총무 한 거 후회한다, 배운 것도 특별히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한다 등등 대부분 다 이런 말이에요. 팀장님들은 가정이 있기 때문에 뭘 하고 싶고 다른 직종으로 바꾸고 싶어도 쉽게 하지를 못한다는 거죠. 그래서 님같이 아직 젊고 아직 부양한 가족이 없는 지금 하루빨리 비전 있는 직장을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님 팀장님께도 한번 물어보세요. 왜 총무직을 선택했고 지금 총무직 선택한 것에 만족하는지를요. 대한민국에서 총무직에 만족한다는 사람 단 한 명도 없을 거에요. 제가 보장해요.

 

총무직 종사하는 분 치고 총무직을 좋아서 하고 싶어서 자청해서 하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어요. 총무직 해보지 않은 사람은 정말 그 심정 아무도 몰라요. 밖에 돌아다니지도 못하고 사무실에 항상 있는 내근직인 것도 모라자 허구한 날 잡일만 하고 중간관리자가 돼서도 잡일을 벗어나지도 못하고 계속 평생 잡일만 한다면 그게 얼마나 비참하고 내가 이렇게 까지 무능한 사람인가라는 자책도 얼마나 많이 드는데요. 조금이라도 젊을 때 좀 더 공부해서 다른 직종으로 옮기세요. 단, 면접 보는 곳이 총무라면 그곳 면접도 그만두세요. 총무는 회사 옮긴다고 해서 절대로 달라지지 않습니다.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제 조언을 절대로 무시하지 마세요. 제가 모두 겪어본 일입니다.

그리고 경력관리에 대한 조언도 해드릴게요, 경력은 한번 쌓게 되면 그 경력이 평생을 갑니다. 님이 현재직장은 그냥 꾹 참고 다니게 되면 못해도 2~3년은 근무하겠죠. 그리고 그만두면 어떻게 될까요? 다른 회사에 지원할 때 총무경력직으로 지원하겠죠? 바로 이것이 핵심입니다. 지금 빨리 안 그만두고 참고 2~3년 동안 다니게 되면 님 의사와는 상관없이 평생 총무직으로 경력을 쌓게 되어 있고 님의 인생은 총무인생이 되는 거에요. 그러면 저같이 되는 거죠. 경력관리는 잘 하셔야 합니다. 아무리 경력을 쌓는다고 해도 총무경력이 많게 되면 어쩔 수 없이 총무를 하게 되어있어요. 그럴 수 밖에 없어요. 경력있는 거라고는 총무밖에 없는데 뭘하겠나요? 총무가 싫고 빨리 그만두고 싶다면 지금 그만두시고 비젼이 있는 직종에 다시 취업해서 그 직종으로 하루빨리 경력을 쌓는 것이 중요합니다. 단순하게 경력을 쌓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비젼이 있는 직종에 경력을 쌓는 것이 중요한 것이라는 겁니다.

 

님이 2~3년동안 총무 경력을 쌓고 그만두고 다른 직종으로 바꾸고 싶어도 그게 그렇게 쉬운 일 아닙니다. 우리나라는 나이제한이 심해서 신입으로 들어가는 나이 상한선이 있기 때문에 배우는 건 언제 배워도 상관없겠지만 신입나이는 상한선이 있어서 잘 안됩니다. 저도 평생교육사가 되기 전에 수많은 직종으로 전환하기 위해 노력해 봤지만 나이가 걸려서 아무도 불러주지 않았습니다. 새로운 직종에 다시 도전하려면 나이가 젊어야 합니다. 그래서 뭐든지 일하거나 배우는 건 시기가 있다는 걸을 알아두셨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드릴 말씀은 님의 인생은 님이 사는 것입니다. 어느 누구도 대신해서 살아주지 않습니다. 저도 그렇도 많은 분들이 리플을 적어주셨지만 어느 분들도 님의 인생을 대신해서 살아주지는 않습니다. 님이 더 잘 아실에요. 님도 성인이고 스스로 판단하실 줄 아는 능력을 지니신 만큼 신중하게 잘 판단하시고 진로를 결정하세요. 보통 총무직 시작하는 분들 대부분은 특별히 가진 기술이 없어요. 님은 아직 젊으니까 더 늦기 전에 기술 하나 배우셔서 해당 직종으로 다시 취업하세요. 그러려면 님은 지금 취직하는데 급급하기보다는 더 좋은 직장을 갖기 위해 스펙을 쌓아 열심히 기술을 배울 시기입니다. 적성검사도 다시 받아보시고 님에 맞는 기술을 꼭 배우세요. 저도 평생교육사 시작했을 때 이거 아니면 안 된다, 이거 안 하면 또 잡일만 하는 총무만 할 거다라는 집념하나로 열심히 했어요. 님도 더 좋은 앞날을 위해 좀 더 공부를 하셨으면 합니다.

 

 

[ 추가 답변 ]

 

제 고민글을 보고 의도를 다르게 해석하는 분이 있어 추가로 올립니다. 저는 총무로 인해 피해를 본 것이 사실이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제 입장일 뿐입니다. 술이 독이 되는 경우도 있고 약이 되는 경우가 있듯이 총무 업무 도 누구에게는 독이 될 수 있지만 누구에게는 약이 될 수도 있습니다.

 

어느 분이 제게 상담을 주셨는데 업무내용 중에 총무업무가 끼어있다는 것 하나만으로 제 글을 보고 충동적인 퇴사를 느껴 상담을 하신 분이 계셨습니다. 업무내용이 완전히 총무업무라면 몰라도 업무내용 중에 경력을 쌓고 배울 것이 있다면 들어가서 배워서 경력을 쌓는 것이 중요합니다. 나 자신은 아무것도 가진 기술, 경력도 없으면서 이것저것 따지게 되면 어느 직장 가서도 인정받을 수 없습니다.

 

특히 신입들은 특별히 내세울 것이 없고 경력도 없기 때문에 업무 내용 하나하나에 불만을 가지게 되면 자기 계발 및 자기 발전에도 상당한 악영향을 미칩니다. 어차피 굳이 총무직이 아니더라도 신입사원들은 어떤 직종이건 잡일 몇 개 정도는 맡게 되어 있습니다. 이건 어쩔 수 없는 현실입니다. 상관 자리도 청소해야 할 수도 있고 등등 여러 가지 잡일을 맡게 되어 있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적자생존의 원칙이자 사회의 현실이라는 것입니다.

 

총무업무가 정말 비전 없는 업무라고 생각하는 분이라도 생계와 가정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일하는 많은 총무직도 있습니다. 총무직은 어디까지나 제 입장에서 치욕적인 직종이지 모든 사람들에게 까지 적용되는 말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제 글은 제가 너무 힘들게 겪다 보니 감정적으로 적은 부분도 상당히 있어 제 글에서 적당히 걸러낼 줄도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인사총무업무를 10년 동안 경력을 쌓은 사람으로서 드리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특별한 기술이 없는 분들은 총무 업무를 시작하는 것에 불만 불평만 하지 마시고 받아들이세요. 결국 특별한 기술이 없기 때문에 총무 하는 거 아닌가요? 그렇게 총무 하기 싫으면 저같이 하루빨리 자신에게 맞는 다른 분야를 찾아서 자리 잡으세요.

 

자신이 회사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는 자신이 어떻게 앞날을 설계하느냐에 따라 달린 것입니다. 주어진 총무 업무에 불만만 갖는 것보다는 주어진 현실을 하루빨리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그걸 극복하기 위해 어떻게 노력해야 하는지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입니다. 불만만 가진다고 해서 절대로 저절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저도 오기로 노력해서 현재의 제가 있을 수 있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치욕적인 총무생활이 없었다면 현재의 저는 없었을 겁니다.

 

모든 것은 자신이 어떻게 노력하느냐에 따라 달린 것입니다. 잘만 노력한다면 잠시 총무업무를 하는 것도 반전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제가 고민자 님에게 총무에 대한 글을 부정적으로 쓴 이유는, 제가 경험자인 것도 있지만 고민자 님도 총무직을 이미 다니고 있는 상황에서 총무에 대한 회의를 느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제가 이렇게 추가로 올린 이유는 총무를 해보지도 않고 제 글을 보고 미리 겁부터 먹고 상담글을 올린 분이 있어서 적은 것입니다. 속담에도 고생은 사서도 한다고 했습니다. 너무 고생을 모르면 나중에 힘들고 고된 사회생활을 잘 극복하지 못할뿐더러 인격적으로 성숙하는데 속도가 더딥니다.

 

어느 직장을 다니고 어떤 직종에 근무하는 지의 여부도 자신의 인생을 좌우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 중요한 결정을 타인에게 조언하는 것보다는 스스로 판달할 줄 아는 능력을 키우시기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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