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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상담글] 역시 착하게 살면 안되나 봅니다

patrica1977 2024. 2. 15.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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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직접작성]

 

고민 및 상담 나누기 게시판은 다른 커뮤니티에서 익명의 회원분께서 올려주신 상담 게시물에 제가 답변드린 내용을 제 블로그로 옮겨왔습니다. 제가 카운슬러 경험이 있다 보니 이렇게 상담으로나마 비슷한 고민을 가지신 분들에게 도움이 되셨으면 합니다.

 

[ 고민상담 내용 ]

 

평소 주위에서 저에 대한 평가를 할 때 꼭 하는 얘기가 착한 사람이란 겁니다
천성이 뭘 과격하게 하는 걸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짜여진 틀 안에 잘 맞춰 행동하고 뭐 이런 식으로 행동해 왔더니 착하단 말은 어디서든 붙더군요 제 의지와는 다르게... 이런 성격 덕에 거절도 잘하지 못해서 다른 이들과 술이나 밥 먹을 때, 돈을 낼 상황에 제가 내게 되는 상황이 많습니다. 한번 쏴 한번 쏴 거리면서 제가 내는 것만을 기대하는 사람들 때문에 눈에 띄게 잔고가 줄었고요. 꼭 돈을 낼 일이 있을 때 주위에서 저에게 한번 쏘라고 던지는 한마디가 정말 스트레스였습니다. 농담조로 한 번씩 던지는 멘트라 하여도 전 많이 들어왔기에 짜증이 치밀어 오르더군요.

얼마 전에 식사를 하러 갔다가 계산얘기가 나오고 또다시 저보고 내라며 한 마디씩 하더이다
결국 순간 화가 좀 났는지 농담멘트로 한다고 말한건데 너무 진심이 담긴 내가 왜 내야 되냐라고 하였습니다
그 기점 이후로 완전 주위 사람들과 완전 서먹해졌네요
착하게 사는 것이 인정받는 거라고 배웠지만 제가 겪었던 착한 사람에 대한 대우는 항상 이렇군요
학생 때도 착한사람들 이용해 먹는 녀석들이 꼭 있었는데 커서 이런 놈들이 더 심하게 굴고 그런 녀석들이 소위 인기인이라 불리게 되는 현실도 참 싫습니다.

 

 

[답 변]

 

저도 35년을 님처럼 착하게 생겼다, 착하다는 말을 자주 듣고 살았습니다. 님과 완전히 똑같은 성격이었죠. 그런데 가는 직장마다 임금체불에 폐업 그리고 동료들에게 이용당하는 건 기본이고 17년 동안 한 친구에게 계속 농락당하지를 않나 참다 참다 결국 불과 1년 전에 역정을 느껴 결국 감정이 폭발했습니다. 그 뒤로 착하게 생겼다고 말하거나 조금이라도 저를 이용하려고 하는 조짐을 보이는 사람에게 대놓고 착하게 생겨먹으니까 이용해먹으려고 하느냐 식으로 말합니다. 이젠 완전히 바뀌었어요.

 

저도 너무 지치고 힘들고 사람들에게 하도 많이 이용당해서 눈물로 세월을 보낸 적도 많았는데 이젠 그런 제가 질리고 저를 이용해먹으려고 하는 사람들에 조금이라도 걸려들면 죽여버리고 싶을 정도로 증오합니다. 님도 아직까지는 참을만하니까 버티는 거죠. 저처럼 인내심에 한계가 다다르면 결국 폭발하게 되어 있어요. 이젠 제 성격에도 질리고 역정을 느끼고 저를 이용했던 사람들에게도 역증을 느낍니다. 이젠 대놓고 감정에 솔직하게 말하고 다녀요. 이젠 절대로 그렇게 살지 않을 거예요.

 

제가 착하게 살았던 이유는 님처럼 타인에게 누를 안 끼치고 배려해 주기 위해 그랬던 거였는데 사람들은 오히려 그걸 이용해 먹더군요. 그리고 제가 님에게 충고 같은 조언을 드리자면 보통 착한 사람 주위에는 그거 이용해 먹으려는 사람들이 잘 달라붙고 주위에 많습니다. 님 주위 분들의 대부분은 아마 그런 사람들만 있을 거예요. 저도 님과 같은 길을 걸어왔으니까요. 안 봐도 뻔하고요. 안봐도 비디오예요. 아무리 인맥도 중요하다지만 님 인생에 빈대처럼 붙는 사람들만 득실거려 봤자 님에게 절대로 이득 될 것이 없습니다. 속담에 양보다 질이라고 단 한 명의 친구를 사귀어도 정상적인 인성을 가진 사람과 사귀어야 합니다.

 

그리고 님 주위사람들도 웃기는 게 왜 계속 님이 내야 하죠? 님에게 계속 사라고 말했던 사람들, 님도 기억할 겁니다. 그 사람과는 과감히 인연을 끊어버리세요. 님 인생을 옭아매고 있거나 님에게 착 달라붙어 피 빨아먹는 존재들입니다. 한두 명도 아니고 떼거리로 님이 내라고 한 목소리를 한다면 집단으로 님을 이용해 먹는 겁니다. 님은 집단으로 무시를 당하고 있는 거고 님을 친구로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친구로 생각한다면 항상 님보고 내라고 하지 않습니다. 단지 그 사람들이 님을 만나는 건 님이 착해서 이용해 먹기 편하고 밥값을 내니까 만나는 겁니다. 저도 님과 똑같은 길을 걸어왔기 때문에 아주 아주 잘 알고 있습니다. 모두 인연 끊어버리시고 연락처도 바꿔버리세요.

 

 

그리고 인터넷에 자원봉사 동호회나 클럽 가입하시면 착한 사람 넘쳐납니다. 유유상종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님 주위 사람들은 다 똑같은 사람들이기 때문에 님을 이용해 먹는다는 데에 뜻이 맞아서 계속 어울려서 님을 계속 이용하는 겁니다. 아직도 눈치 못 채셨나요? 정말 님을 위해서 말씀드리는 거예요. 사람수를 보지 마시고 100명이 님을 이용해 먹는다면 모두 인연을 끊어버리시고 회원 100명이 가입된 자원봉사 동호회에 가입하셔서 그 100명을 채워 넣으세요. 님은 사람들에게 할 만큼 했고 도리를 다했습니다. 인연 끊어도 그 사람들은 약간 아쉬워하겠지만 금방 님을 잊어버리게 되어 있습니다. 그 사람들 연락처 제가 알고 있으면 인생 그렇게 살지 말라고 단체문자로 쫙 뿌리고 싶네요.

 

진짜 님 일이 남 같지 않아서 드리는 진심 어린 조언입니다. 당해본사람만이 심정을 안다고 하죠. 님 마음고생한 거 저도 충분히 공감해요. 저도 저 이용해 먹은 사람 다시는 보기도 싫고 결혼식도 안 갔고 그 사람들 죽었을 때도 부조금내고 싶지 않고 관도 들어주기 싫을 정도로 증오합니다. 착한 사람도 찾아보면 있어요.

 

그리고 저와 님과 같은 사람의 공통점 중에 하나가 사람 보는 눈이 없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그런 이상한 사람들만 골라서 만나죠. 한번 시간내셔서 대형서점 방문하시어 처세술, 인간관계 및 대인관계 관련 심리책들을 읽어보시어 사람보는 눈을 높이세요. 그래야 이용당하지 않습니다. 어차피 서먹해졌다면 님과 만날 일도 없을 겁니다. 님이 먼저 선수 쳐서 인연을 끊으세요. 그런 사람들과의 인연을 악연이라고 하는 겁니다. 인연과 악연을 구분할 줄 알아야 합니다. 힘내시고요.

 

그리고 마지막 조언드릴 말은 착하다는 것과 자기주장이 없는 것을 구분할 줄 알아야 합니다. 저는 변했지만 안착하게 사는 것이 아니라 단지 감정에 충실하게 정직하게 살려고 지금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착하게 살지 않는다고 해서 나쁘게 변해서는 안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는 것이 "자기주장이 없는 사람=착한 사람"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착한 사람은 힘들고 어려운 주위사람들을 도와주고 신용과 의리 그리고 배려를 지키면서 자기 할 말을 제때 하는 사람을 말하는 것이지 자기주장이 없는 사람을 말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이 착하다는 기준을 착각을 많이 하고 있는데요. 저와 님 같은 사람은 착한 사람이 아니라 단지 자기주장이 없는 바보 같은 사람을 말하는 거지 착한 사람은 아니라는 겁니다.

 

저도 35년을 바보같은 인생을 살았는데 이젠 바보같이 살지 않고 힘들고 어려운 주위사람들을 도와주고 신용과 의리 그리고 배려를 지키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 옮고 그름을 판단할 줄 아는 사람이 착한 사람, 즉 정직한 사람입니다. 님도 착한 사람이 되세요. 단, 할 말을 하고 사세요. 님의 제목도 보면 "역시 착하게 살면 안 되나 봅니다" 아니라 "남에게 바보같이 계속 밥을 사주면 안되나 봅니다"가 더 정확하고 구체적인 표현입니다. 착하다는 말은 자기주장이 없는 사람이 아닙니다. 속으로만 삭이지 마시고요. 저도 더 이상 바보 같이 살지 않습니다. 님도 할 말은 하고 사세요.

 

그리고 님 천성이 선한 건 저도 인정하지만 그렇다고 자기 할 말을 못 하는 천성은 없습니다. 그건 단지 성격일 뿐입니다. 입은 말을 하라고 달려있는 것이지 절대로 장식용이 아닙니다. 저는 이 단순한 논리를 깨우치는데 많은 세월이 걸렸네요, 이런 제가 참 아둔했었다는 걸 생각하니까 제 자신이 한심스럽다는 생각도 듭니다. "자기주장이 없다"와 "착하다"의 의미는 엄연히 다른 것이에요. 님과 똑같은 천성에 똑같은 인생을 보낸 제가 드리는 진심 어린 조언이니 가슴 깊이 새기세요. 님이 제 글을 보고 많은 자극을 받아 님 자신을 바꾸는데 도움이 되셨으면 합니다. 만약에 제 글에 불쾌하신 반응을 보인다면 그건 님 자신에 대해 잘 모르시거나 자격지심 때문에 그러신 거예요. 만약에 기분이 안 좋으시다면 대인관계, 처세술에 대한 책보다는 먼저 님 스스로의 자아를 찾아보려고 노력하는 것이 순서일 것입니다. 그럼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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