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Story

[고민상담글] 결혼생활 1년 10개월.. 이혼

patrica1977 2024. 2. 15. 23:36
반응형

[출처 : 직접작성]

 

고민 및 상담 나누기 게시판은 다른 커뮤니티에서 익명의 회원분께서 올려주신 상담 게시물에 제가 답변드린 내용을 제 블로그로 옮겨왔습니다. 제가 카운슬러 경험이 있다 보니 이렇게 상담으로나마 비슷한 고민을 가지신 분들에게 도움이 되셨으면 합니다.

 

[ 고민상담글 ]

 

30대 중반이고 결혼한지는 1년 10개월.. 11개월 들어선 아들의 아빠입니다. 제목 그대로입니다..

이혼할것 같아서요..

제 입장에서 쓰는 글이니 와이프의 단점에 대해서 주로 써 내려갈 겁니다.. 이점 양해 바랍니다.

다들 그렇듯 이유는 다양합니다..

결혼 전에는 저의 과거 때문에 와이프가 저와 헤어지려고 여러 번 시도했고요..

과거는 크게 모난 건 없습니다.. 그냥 단지 저와 연애했던 여자들의 흔적들을 초창기에 많이 걸렸습니다..

크게 모난 게 아니라고 저 혼자만의 생각일 수도 있지요..

와이프도 초창기에 전 남자 친구들의 흔적을 저에게 많이 발견당했지요..

그런데 전 쿨한데 와이프는 그렇지 않았나 봅니다..

결혼해서 이런 일 저런 일 많았죠..

둘 다 지방사람에 서울에서 자취하다가 빌라를 얻어 신혼생활 하는데 그 집이 심하게 좁은 데다가 결로로 인한 심각한 곰팡이.. 그 와중에 태어난 아들.. 곰팡이 속에서 키웠죠..

그리고 90일 된 목도 겨우 가누는 아기를 어린이집에 맡겨야 했죠.

3개월의 출산휴가 후에 와이프는 육아휴직을 쓰지 않고 복직하였습니다..

제가 연봉이 많지 않거든요.... 혼자 벌어서 세 식구 살기 힘들죠..

와이프도 공기업 무기연봉계약직.. 잘릴일은 없지만 연봉이 너무 작죠..

그래도 둘이 열심히 살았습니다.. 한 푼 두 푼...

저희 집에서 도와줘서 1억 1천에 집을 전세 얻었어요.. 그중에 1천은 와이프가 보탠 거고요..

그리고 2년 동안 모은 돈이 2천 정도 됩니다..

집에서 또 3천을 보태주고 대출받고 이리저리 해서 2억 정도에 아파트로 이사했습니다. 물론 전세구요..

와이프랑 손잡은 지도 오래됐고 부부관계 그나마 한두 달에 한번 정도 하던 거 지금은 약 넉 달 동안 안 하고 있습니다.항상 와이프는 주변사람들에게 제 흉을 보고 다닙니다..

전 흉 잡힐 게 없다고 생각하는데 그냥 제 욕을 하고 다닙니다..

심지어 같이 있는 자리에서도 제욕을 합니다.. 들으면 웃긴 이유예요.. 말도 안 되는 이유죠..

머리가 크네.. 말과 행동이 다르네.. 뭔가 해놓고 그걸 드러내길 좋아한다는 둥...

드러내기 좋아한다는 거.. 그게 거의 대부분 요리 같은 거 해놓고 맛있다고 고맙다 네가 최고다 이런 말 해달라는 겁니다..와이프는 요리할 생각도 없고 하기 싫답니다.. 반면에 제가 자주 하죠..

시댁은 1년에 3~4번 갑니다... 멉니다.. 대한민국 최남단 쪽이에요..

올해는 며칠 전 첨으로 갔습니다.. 작년 11월에 가고 첨이죠.. 명절 때도 차 밀려서 안 가고요..

그런데 주변에 시댁이 멀어서 힘들다고 욕하고 다닙니다..

주변에서 부럽다고 하면 차라리 가까운 곳 자주 가는 게 낫다고 한 번가면 너무 힘들다고 욕하고 다닙니다.

그리고 아기 보고 싶은 사람이 와야 하는 거 아니냐고 그럽니다..

제 아버지는 장애 1급이십니다..

택시 뺑소니 사고로 14년째  지체 1급 뇌병변 1급이세요.. 거동도 못하시고 말씀도 못하시고 정신연령도 유치원 수준이세요.

어머니는 그 아버지를 누구 도움하나 없이 14년째 60 중반이 넘으시도록 수발하고 계시고요..

와이프는 한 달에 한번 전화도 안 합니다.. 저희 어머니도 부담 줄까 봐 안 하시고요..

여기까지 그냥 제 넋두리였습니다..


아기가 젤 맘에 걸리네요..

그전엔 애 때문에 이혼할 수 없고 어떻게든 행복하게 살아보자 잘해보자라고 했는데..

사실 저도 이혼이 너무 하고 싶었습니다.

그 사람이 자기 인생을 잃어버린 것 같다고 늘 자기 인생 다시 되찾고 싶다고 했듯이..

저도 제 인생을 되찾고 싶네요.

태어난 아기와 셋이 오손도손 사는 게 제 인생이라고 믿었지만..

이 사람은 그 자리에 있어줄 수 없다네요..

육아문제와 재산분할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재산이라고 해봤자 몇 천 되지 않습니다..

아파트 전세금 60% 정도는 어머니 돈이고요.. 나머지 25% 정도는 대출이고.. 한 15%가 재산입니다.

그리고 애기 양육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안 키운다고 하는데 제가 혼자 어떻게 키울지 막막하고 시설에 보내야 할지 고민이네요

 


 
 [ 답 변 ]

 

우선 심심치 않은 위로드립니다. 아내분 입장도 한번 들어봐야겠지만 님 글만으로 본다면 아내분은 아내로서의 도리를 한 것이 하나도 없어 보입니다. 부부관계라는 건 서로 잘 지내려고 노력을 해야 하는데 아내 분은 노력을 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그 자체에 불만을 가지고 있고 그 불만을 님과 주변에 시도 때도 없이 말하고 다니고 있고 이혼 후에도 아들은 돌보지 않는다는 말도 쉽게 하는 등 어머니로서의 자격도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지만 이 글만으로는 아내분에게 문제가 있다고 단정할 수만은 없습니다. 님께서 언급한 대로 어디까지나 님 입장에서 쓴 글이기 때문입니다. 모름지기 부부관계라는 것은 양쪽입장을 모두 들어봐야 합니다. 님께서 적은 것이 사실이라면 제가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님 부인은 정말 문제투성이이고 아내, 엄마, 그리고 며느리로서의 자격이 없는 사람입니다.

 

저는 오히려 님께 되묻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결혼을 결심하게 되는 계기는 상대방에 대한 어떤 매력을 느꼈다던지 어떤 장점을 가졌다던지 그런 부분에 확신을 갖고 하는 것입니다. 님도 결혼할 때 당시 아내분께 분명히 어떤 부분에 끌려서 결혼을 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현재 아내분의 단점만 적는다는 것 자체가 쉽게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이 세상에서 털어서 먼지 안나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래서 서로의 모자란 부분을 보충해 주고 같이 평생 살아가는 것이 부부이자 인생의 반려자입니다. 현재 두 분은 서로의 단점만 보기에 급급하고 서로 이해와 배려는 전혀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아내 분의 단점을 지적하면서도 같이 언급해야 할 내용이 있는데, 님을 위해서라도 님이 아내와 아이와 가정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그런 부분에 대한 언급도 같이 있어야 아내의 단점이 더더욱 부각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님 글의 전반적인 내용은 현재 처해진 상황과 아내의 험담 이렇게 두 가지가 전부입니다. 님 입장에서 본다고 가정했을 때 아내분이 잘못이 많고 아내분이 님 험담만 했다고 하였을 경우 님은 어떤 노력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했는지 그 부분에 대한 명시를 왜 왜 안 하셨나요? 님이 이렇게 노력했다는 내용들이 더 포함되어야 님의 글에 좀 더 동정심과 설득력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미 벌어진 후에야 님은 개선할 의사가 있다고 말하는 것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라는 말과 다름이 없습니다.

 

그리고 아내분이 원래 상습적으로 습관처럼 화를 내는 것인지, 무슨 이유가 있어서 그런 것인지에 대한 것도 님 글만으로는 전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아내분이 결혼 초부터 매사에 하나씩 불만을 가졌는지, 님의 어떤 부분을 보고 사소한 불만을 가졌는데 님이 제때 풀어주지 못해서 이것들이 누적되어 마침내 폭발하여 그럴 수도 있습니다. 물론 감정이 폭발해도 주변사람들에게 님의 험담을 하는 행동 자체는 잘못된 행동입니다. 그렇지만 화풀이할 대상을 찾지 못하여 그럴 수도 있습니다. 님이 아내의 화풀이 대상이 되게 들어주는 입장이었다면 아내분이 이렇게까지 이르었을지 한번 생각해 보셨는지요? 결혼생활 초반에 아내분의 마음을 잘 다독이지 못해서 생길 수도 있다는 생각을 제삼자 입장에서는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부부관계는 대화가 가장 중요합니다. 님에게 어떤 불만을 가지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말해보라고 하고, 왜 그런 불만을 가지고 있는지, 그 불만을 안 가지게 하기 위해 서로 어떻게 노력을 해야 하는지 그 부분에 대한 서로의 생각을 말해보세요. 서로 노력도 하지도 않고 서로 불만만 갖고 끝난다면 다음에 다른 사람과 재혼한다고 해도 그 부부관계도 결국 오래가지는 못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혼해 봤자 서로에게 좋을 거 없습니다. 님은 이미 어떤 대화, 노력도 해보지도 않고 이혼할 거 같으니까 벌써부터 이혼 후의 걱정거리부터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님도 그렇고 아내분도 모르는 것이 있는데요. 아이를 낳는 순간부터 이미 내 인생은 끝난 것입니다. 아이를 위해 사는 것이 부모님들입니다. 대부분 부모님들은 자녀를 낳고 키우면서 사고 싶은 거, 놀러 가고 싶은 거, 공부하고 싶은 것... 이런 것들을 모두 포기하고 자녀들을 성인이 될 때까지 키워 주는 것입니다. 부인께서도 이런 부분이 싫어서 아이가 걸림돌이 된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님도 님 인생 사신다고 하셨는데, 그럼 님 아이를 버리실 건가요? 다른데 입양이라고 보내실 건가요? 그건 아닐 것입니다. 이혼은 인생에 있어서 가장 힘든 시기입니다. 서로 극복하려고 노력하셔야지 이혼으로 끝낸다면 님, 부인 그리고 아이에게도 상처가 될 것입니다.

 

살다 보면 정말 부득이한 사정으로 이혼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결국 이혼을 하더라도 두 분이 서로에게 불만만 갖지 머시고 서로에게 관계개선을 위하여 어떻게 노력을 했는지 한번 뒤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합니다.

 

님이 정말 개선을 진심으로 원한다면 무작정 심리검사받아보자고 하는 것보다는, 아내 분의 말에 귀를 기울여 어떤 부분에 불만을 가지고 있고 왜 그런 불만을 가지고 있고, 언제부터 그런 불만을 가지게 되었고, 그런 불만을 안 가지기 위해 님이 어떤 노력을 하면 되는지 그런 부분에 대한 아내분과의 대화가 필요합니다. 대뜸 심리검사받자고 하니까 아내분이 더 예민할 수도 있습니다. 제삼자에게 가정얘기 하는 것 자체를 싫어해서 심리검사를 피할 수도 있고 부부문제는 부부당사자끼리 해결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부부 스스로 해결하는 능력이 없고 문제가 생길 때마다 상담소를 찾는다면 결국 상담소의 도움 없이는 부부 스스로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이 떨어져 다시 위기가 찾아올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아내분이 아이를 인생의 걸림돌이라고 생각하는 건 철없는 생각이기는 한데요. 이는 설득과 시간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결국 시간이 지나면 혈육이 당기는 법입니다. 앞으로 헤어지면 평생 안 볼 자신 있는지 되물으시고 아내분의 어머니도 아내분을 어떻게 키워주셨는지 그런 부분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합니다. 현재 님 아내분은 현실은 한 아이의 엄마지만 마음만은 엄마가 될 준비가 안 된 상태입니다. 그런 마음의 준비 없이 이미 엄마가 되었으니 아이가 부담되고 걸림돌로 생각되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구체적인 미래계획 없이 결혼시기가 돼서 어쩔 수 없이 결혼하고 아이를 낳게 된 것도, 앞으로 어떤 아이를 낳고 어떻게 키우겠다는 생각을 가진 상태에서가 아니라 그냥 임신해서 무작정 아이를 낳은 것으로 보입니다.

 

두 분은 좀 더 깊은 대화가 필요하므로 계속 서로의 단점만을 지적하는 대화보다는 서로에 대한 어떤 불만을 가지고 있는지, 왜 가지고 있는지, 언제부터 갖게 되었는지, 서로에 대해 불만이 없기 위해 상대방을 위해 앞으로 어떻게 노력해야 하는지 서로의 눈을 보면서 입을 열고 대화로 해결하도록 노력해 보세요. 무직정 상담소로 가는 것보다 님이 아내의 상담사가 된다는 생각으로 아내의 고민들 들어주고 해결책을 모색해 보라는 것입니다. 그러면 아내분도 부담도 없고 자기 말 들어준다는데 거부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렇게 해보고도 결국 해결을 못 보면 결국 이혼은 최후의 수단으로 생각하시기 바라겠습니다. 이런 노력도 해보지도 않고 재산분할, 이혼 후의 걱정부터 미리 하는 것은 섣부른 판단일 것입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