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직접 작성]
흔히 이런 말 많이 들어봤을 것입니다.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다"
모든지 내가 하면 당연한 거고 아무런 죄책감이나 잘못됐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남이 하면 그거 하나 넘기지 못하고 꼭 하나씩 지적을 잘하는 것입니다.
타인의 잘못이나 실수에 대해 너그롭게 넘어가지 못하고 자신을 깨끗하고 완벽한 사람인 것처럼 타인에게 지적하거나 훈계하거나 험담을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체로 이런 능력이 탁월합니다.
그리고 정작 자신은 상대방에게 기분나쁘거나 불쾌하게 행동하면서 그걸 인지하지 못하고 정작 다른 사람이 자신과 똑같이 행동하는 것에 대해서는 지적을 잘하는 능력도 아주 탁월합니다.
그 이유는 상대방과 나는 다르고 나와 다르다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정작 그것을 인정하는 것에는 매우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의 잘못된 행동을 먼저 찾아내고 스스로 뉘우치는 능력도 많이 부족합니다.
제 친구 중에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제 고등학교 친구가 재혼을 했는데 저를 포함한 고등학교 친구 몇명이 와서 축하해 주고 사진도 찍었습니다.
친구 중에 축의금을 안 가져온 친구 A가 있었습니다. 물론 사업이 잘 안 되는 것도 있었지만 축의금을 안 가져올 정도까지는 아니었습니다. 일부러 안 가져온 거죠. 그걸 보고 친구 B는 한참 동안 친구 A를 험담했습니다.
결혼식 후에도 친구B를 만날 때마다 친구 B는 친구 A의 행동에 계속 지적을 하면서 뭐라고 하더군요. 물론 친구 A의 행동에 문제가 없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한두 번도 아니고 여러 번 지적을 하니까 속으로 제가 뭐라고 하려다 참았습니다.
친구 B가 과연 친구 A를 험담할 자격이 있는지 제삼자인 시각으로 본 제가 자초지종을 알려드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친구 B와 저만 이미 결혼했고 나머지는 모두 미혼입니다. 친구 A는 그날 결혼식에 와서 축의금을 안 내고 밥을 먹고 갔습니다. 친구 A는 돈을 안 가지고 와서 사진 찍을 때도 밥을 먹을 때도 피하고 안 먹으려고 했는데 저하고 친구들이 먹고 가라고 해서 떠밀려서 그렇게 된 것입니다.
그렇지만 친구B는 이날 10만 원 축의금을 냈는데 아내와 아이들 2명까지 모두 데리고 왔습니다. 그러니까 총 4명이 온 거죠. 그날 결혼한 동창입장에서 볼 때 친구 A에게는 식대 1인분 정도 손해 본 것이고 친구 B에게는 그 이상을 손해 본 것입니다. 친구 B는 본인 꺼, 아내 거, 아이들 2명 이렇게 해서 모두 인원수로 따지면 성인 3인분의 식사를 하고 간 겁니다. 과연 친구 B가 A를 험담할 자격이 있을까요?
그리고 요즘은 다 아시겠지만 돌잔치 해서 부르는 것도 눈치 보이는 시기이고 지인들에게 부담을 안 주려고 일부러 가족끼리 조촐하게 돌잔치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친구 B는 첫째, 둘째 아이들 모두 돌잔치를 해줬고 그렇게 친구들에게 받아간 돈이 꽤 많습니다. 물론 친구 A는 B에게 그때는 돈을 줬었고요.
그리고 친구 B는 모든 것이 더치페이입니다. 더치페이는 공평해서 매우 현명한 방법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그리고 친구 B가 자주 하는 말이 기브 앤 테이크, 단돈 1원을 빌려도 갚는 것이 사람의 도리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친구 B의 더치페이 사고방식은 참 특이합니다. 더치페이 때는 당연히 더치로 냅니다. 그런데 누가 한번 사주면 다음에 사줘야 하는데 절대로 안 사줍니다. 무조건 잊어버립니다. 잊어버리고 나중에 전화해서 또 더치 하자고 하거나 사달라고 합니다. 그때 사줬다고 말하면 서로 없던 일로 하자고 협상(?)을 합니다.
그리고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저는 친구 B에게 항상 자주 사주는 편인데 이 친구는 저와 만난 지 23년 동안 단 한 번도 사준 적이 없었습니다. 아예 없었다면 거짓말이고 1000원짜리 자잘한 음료수 몇 번 사준 거하고 6000원짜리 국밥 한번 사준게 23년 동안 전부입니다. 모두 열손가락 안에 들 정도죠.
언젠가는 제가 프린터를 교체하면서 전에 쓰던 프린터를 친구 B가 보고 밥 사줄 테니까 자기한테 달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프린터를 주고 밥 좀 얻어먹나 싶더니 1인당 11000원짜리 뷔페에 데려가더군요. 친구의 주장은 11000원만 내면 많이 먹을 수 있으니까 이처럼 좋은 게 어디 있냐는 것입니다. 이 친구는 고기뷔페를 선호하고 자주 갑니다.
이렇게만 나가면 또 이해를 합니다. 그런데 어떤 일이 있었냐면 제가 머리 털나고 생전 처음 이사를 갔습니다. 친구 B에게 집에 놀러 오라고 해서 마중을 나갔는데 친구 B가 하는 말이 이사 간 집에 처음 왔는데 어떻게 빈손으로 가냐면서 굳이 슈퍼를 사서 4만 원어치 휴지를 사가지고 오더군요. 속으로 이 녀석이 이렇게 돈 쓸 친구가 아닌데 웬일인가 싶어 다시 봤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이왕 온 친구니까 그래도 밥은 먹여보 내는 것이 도리이고 외식하는 게 도리일 거 같아 친구 B가 먹고 싶은 데로 가자고 했더니 10분 정도 고민하다 결국 비싼 고깃집으로 가더군요. 그래서 결국 고깃값 8만 원을 냈습니다.
물론 친구를 위해 8만 원은 충분히 낼 수도 있고 아깝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친구 B는 친구를 위해 조금이라도 금전적인 손해를 안 보는 친구이고 이런 식으로 머리를 너무 잘 굴립니다. 저는 친구들을 모두 소중하게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인생을 살다 보면 두 가지 유형의 사람이 있습니다. 단돈 10원을 써도 아까운 사람이 있고 계속 베풀어도 아깝지 않은 사람이 있거든요. 친구 B는 딱 전자입니다.
본인이 그런 사람인건 생각하지 않고 친구 A를 지적하는 것도 그렇고 기브 앤 테이크라는 말을 달고 살고 단돈 1원을 빌려도 갚는 것이 사람의 도리라고 말하고 다니니 정말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또 주변에 아는 형이 두 명 있는데 두 형이 서로 친하면서도 서로 경계도 많이 합니다.
그런데 두 형의 공통점이 짠돌이를 떠나 너무 궁상맞을 정도입니다. 살다 살다 두 형처럼 궁상맞은 사람은 처음 봤습니다. 제 주변 지인들도 이 형들 얘기만 하면 모두 진저리를 치거든요.
그런데 더 웃긴 건 이 형들 본인이 궁상맞은 건 생각하지도 않고 꼭 서로가 궁상맞다고 험담합니다.
두 형의 이론은 내가 하는 건 절약이고 네가 하는 건 궁상맞다는 거죠. 그런데 제삼자가 보는 관점은 두 형은 모두 똑같이 궁상맞다는 것이죠.
또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제가 주말에 알바로 알게 된 동생이 있었는데 정말 친했었는데 사소한 일로 트러블이 났습니다. 이 친구가 먼저 다신 연락하지 말자 식으로 일방적으로 연락을 끊었고 그 원인도 따지고 보면 이 친구의 다혈질 성격이 문제가 됐던 것이었습니다. 제게 잘못이 있다면 이 친구가 혼자 자취하다 보니 부모님이 없어 취업은 하지도 않고 자꾸만 엇나가더군요. 저를 포함한 주변 사람들이 좋은 말로 조언해 줘도 한 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고 변화가 없길래 제가 한두 달 동안 부모님처럼 잔소리 좀 했어요. 부모님처럼 말하진 않고 좋은 말로 이런 건 아닌 거 같다 식으로 좋게 조언해 줬는데 다른 동생이 그 동생에게 그렇게 취업 안 하면 나이깡패된다고 말하니까 욱했는지 나한테까지 화풀이하고 다신 연락하지 말자 식으로 연락을 끊더군요.
어차피 알바로 친해봤자 얼마나 친하겠어요, 그래도 나름대로 친한 동생이라고 해서 살뜰하게 챙겨줬었는데 아쉽더라고요. 그런데 더 황당한 건 이 동생과 친할 때 네이버 블로그 친구를 맺었는데 최근에 들어가 보니까 블로그에 이런 글을 올렸더라고요.
제목 : 인연의 끈은 자르는 게 아니라 푸는 거다
어떤 분이
산사에 찾아가 머물 때였는데 어디선가
포장이 몹시 꼼꼼하게 된 소포가 왔다.
가위를 찾아
포장된 끈을 자르려고 할때 스님이 말씀하셨다.
"끈은 자르는 게 아니라
푸는 거다.”
포장 끈의 매듭을 푸느라 한동안 끙끙거리며
나는 짜증이 났다.
가위로 자르면 편할걸
별걸 다나무라신다고
속으로 구시렁거렸지만,
나는 끙끙거리면서도
결국 매듭을 풀었다.
다 풀고 나자 스님 말씀,
"잘라 버렸으면 쓰레기가 됐을 텐데,
예쁜 끈이니 나중에 다시 써먹을수 있겠지?”
천진하게 웃으시더니 덧붙이셨다.
"잘라내기보다
푸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인연처럼"
이보다 더
아름다울 수가 있을까?
글 내용이 너무 와닿았고 인연 한 명 한 명을 소중하게 여기는 저로서는 매우 공감 가는 글이었습니다.
그런데 정작 이 친구는 저와의 인연을 칼 같이 끊어버렸네요. 정작 글은 이렇게 적어놓고 왜 자신은 돌아보지 못하는 걸까요? 저는 정말 이 동생을 친하다고 생각했었고 좋게 봤었거든요.
이 동생과 친구와 지인들의 일화를 보면서 느낀 것이 있다면 누구에게 좋은 말이나 훈계 조언을 해주는 것은 좋습니다. 그렇지만 그러기에 앞서 자신을 먼저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용기는 자신의 과오를 스스로 찾아내고 뉘우치고 잘못을 빌고 용서를 바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때까지 살면서 그런 사람을 단 한 번도 보지 못했습니다.
저 역시도 사람인지라 오래전에 철없을 때에는 남들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인생을 살면서 힘든 굴곡을 여러 번 겪으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다 보니 점점 서서히 과거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되더군요. 주마등처럼 나를 거쳐갔던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서운했던 거 실수했던 거 미안했던 거 감사했던 거 등등... 이런 것들을 떠올리면서 나 자신부터 변화해야겠다고 생각을 바꿨습니다.
그 후부터 감사할 일이 있으면 사소한 일이라도 감사합니다라는 말도 전달했고, 미안한 일이 있으면 남자답게 미안하다고 먼저 손을 내밉니다.
여러분들도 가족이나 친구 지인이 있으면 훈계, 조언, 불만을 먼저 하기 전에 미안하다 고맙다는 말을 꼭 해주시어 그들과 좋은 인연을 유지하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나 자신에게도 너무 관대해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자만해지고 나만 잘났다는 생각에 빠질 수 있고 이렇게 되면 결국 자신의 행동에 관대해지게 되어 있습니다.
언제 시간이 되시면 저처럼 거쳐간 사람들을 한 번씩 생각해 보시고 미안한 사람에게는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꼭 해주시고 마음으로 감사함을 느낀 분에게는 꼭 그동안 항상 고마웠다고 감사했다는 말 한마디를 전해주세요, 그 말 한마디에 나 자신의 값어치가 높아지지 않을까 곰곰이 생각해 봅니다.
그리고 절대로 타인에게 지적하기 전에 내가 먼저 그런 적이 없었는지 반드시 미리 한번 생각해 보는 시간을 잠시 가져보는 것도 나에게 득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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